“장례는 끝났는데, 묘지 비석은 어떻게 해야 하죠?”
아버지 장례를 마친 뒤, 친척 어르신이 조심스럽게 말했어요.
“비석은 천천히 하되, 너무 늦으면 안 돼. 봄 되기 전에 해두는 게 좋아.”
그 말에 ‘아, 비석도 따로 준비해야 하는구나’ 싶었죠.
막상 알아보려니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어요.
비석 문구는 뭘 써야 하는지, 어디에 의뢰해야 하는지,
돌 종류는 또 왜 이렇게 많은 건지…
저처럼 처음 겪는 분들을 위해
묘지 비석,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순서로 진행하면 되는지
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.
✅ 묘지 비석이란? 단순한 돌덩이가 아니에요
묘지 비석은 말 그대로 고인의 이름과 생몰 연도 등을 새긴 돌판이에요.
하지만 단순히 정보를 적는 게 아니라,
후손들이 고인을 기억하고 찾아갈 수 있는 중요한 표식이죠.
또한 가족의 정성과 예의를 담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어요.
✅ 묘지 비석, 이렇게 진행하면 됩니다 (제작 순서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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① 묘지 위치 확정하기
묘지가 납골당인지, 선산인지, 공동묘지인지에 따라
비석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져요.
장소에 따라 설치 제한이 있을 수도 있으니
관리자에게 설치 허용 여부를 먼저 확인하세요.
② 비석 재질과 디자인 정하기
보통 많이 쓰는 건 화강암(흰색, 회색)과 흑색 현무암이에요.
- 화강암: 깔끔하고 튼튼, 관리 쉬움
- 흑색 현무암: 고급스럽고 글씨 잘 보임
디자인은 직사각형, 곡선형, 좌대 포함 여부 등 고를 수 있어요.
요즘은 사진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요.
③ 비석 문구 정하기
문구는 보통 이렇게 구성돼요.
- 고인의 성함과 생몰 연도
- 누구의 배우자/자녀인지
- 유족 이름(또는 ○○ 일동)
- 비석 세운 날짜 (“○○년 ○월 ○일 건립”)
예: 故 ○○○之墓 / 配 ○○氏 / ○○ 일동 건립
한자나 한글은 선택 가능하고,
기독교·불교 등 종교문구도 포함할 수 있어요.
④ 석재업체에 의뢰하기
이제 본격적으로 업체를 찾을 차례예요.
- 장례식장 연계 석재업체에 문의하거나
- ‘묘비 제작’ 키워드로 지역 업체 검색해서 직접 상담해도 돼요.
가격 비교 꼭 해보세요. 50만 원부터 200만 원 이상까지 천차만별이에요.
⑤ 제작 후 설치까지 진행
문구 확정 → 제작 → 운반 → 설치까지 업체에서 한 번에 처리해줘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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보통 2~3주 정도 소요돼요.
겨울엔 땅이 얼어서 설치가 늦어질 수 있으니
설치 시기는 날씨도 고려해야 해요.
✅ 묘지 비석 제작 시 주의할 점
비석 제작은 한 번 만들면 오랜 시간 그대로 남기 때문에,
처음부터 꼼꼼하게 준비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.
막상 설치하고 나서 “이걸 다시 바꿔야 하나?” 싶은 상황이 오면
시간도, 비용도, 마음도 괴롭거든요.
그래서 아래 몇 가지는 꼭 기억해두면 좋아요.
첫째
문구 오탈자 꼭 확인하세요.
비석에 새겨지는 고인의 성함, 생몰 연도, 호칭 등은
하나라도 틀리면 다시 제작해야 해요.
특히 한자를 쓸 경우 획 하나 차이로 전혀 다른 뜻이 되기 때문에
문구 확정 전에 가족들이 여러 번 확인하는 게 좋아요.
최종 도안 사진을 받아보고 검토한 뒤 승인하는 절차는 꼭 거쳐야 해요.
둘째
비석을 설치할 위치의 허가 여부를 꼭 확인하세요.
납골당이나 공동묘지처럼 공공시설 안에 있는 묘지는
비석 설치가 제한되거나, 지정된 방식만 허용되는 경우가 있어요.
이걸 모르고 비석까지 다 만들어 놓고 나면,
설치 불가 통보를 받을 수 있어요.
묘지 관리사무소나 구청에 먼저 문의하는 게 안전해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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셋째
비석 가격은 돌 종류와 디자인에 따라 차이가 커요.
흔히 보는 비석은 50만 원 선이지만,
화강암, 고급 흑석, 곡선 디자인, 좌대 포함 옵션 등이 추가되면
200만 원 이상도 충분히 나올 수 있어요.
그래서 처음부터 예산을 정해두고 그 안에서 비교하는 게 중요해요.
어떤 분은 주변에서 추천하는 업체만 믿고 덜컥 진행했다가
“생각보다 너무 비싸졌어요…” 하는 경우도 많아요.
넷째
설치 후 사진 촬영과 위치 기록은 꼭 남겨두세요.
비석 설치 후엔 위치 사진, 비석 전면 사진, 묘지 위치 안내 메모 등을
남겨두면 나중에 가족이나 후손이 찾아갈 때 정말 도움이 돼요.
특히 산소나 선산처럼 비표시 구간이 많을수록 더 중요해요.
✅ 마무리 한마디
비석은 단순히 무덤에 꽂는 돌이 아니에요.
고인을 향한 마지막 인사이자, 후손을 위한 길잡이예요.
급하게 하려고 하지 말고,
차분히 하나씩 준비해나가면
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비석이 될 수 있어요.
혹시 지금 비석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면,
이 글을 순서대로 따라가며 천천히 준비해보세요.
그 마음과 정성이 고인께 잘 전해질 거예요.